Z세대(1997~2012년생)가 본격적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면서, 이들을 둘러싼 부정적 이미지도 함께 확산되고 있다. 커리어 플랫폼 몬스터(Monster)가 수천 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비(非)Z세대 응답자의 54%는 Z세대를 ‘게으르다’고 평가했으며, 40%는 ‘이기적’이라고 답했다.
설문에 따르면, 30%는 Z세대 동료와 함께 일하느니 ‘신경치료(루트 캐널)’를 받겠다고 했고, 27%는 차라리 전 연인과 일하는 편이 낫다고 답했다. 재정 컨설턴트 데이브 램지(Dave Ramsey)는 Z세대를 “형편없다(just awful)”고 일축했고, 다수의 채용 담당자들은 아예 Z세대 지원서를 무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부정적인 평가는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평가라기보다, 인터넷과 미디어를 통해 확산된 편견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력서 작성 플랫폼 리줌빌더(ResumeBuilder)가 Z세대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4%가 자신의 직업을 ‘좋아하거나 사랑한다’고 응답했고, 절반 가까이는 상사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전문가들은 Z세대가 직장생활을 기피하거나 무책임하다는 시선보다, 기술 변화와 경제 구조의 급변 속에서 새로운 형태의 고용 위기를 겪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특히 Z세대가 주로 진입하는 초급(Entry-Level) 일자리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올해 초, AI 기업 안트로픽(Anthropic)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앞으로 5년 내에 AI가 전체 초급 일자리의 절반을 대체하고, 실업률은 최대 20%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금융, 컨설팅, IT 업계 등에서 초급 업무가 AI로 먼저 보조되다가, 결국 완전히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는 단순한 예측에 그치지 않는다.
리서치 기관 레벨리오 랩스(Revelio Labs)가 블룸버그와 공동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AI 노출도가 높은 직무일수록 초급 일자리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AI 노출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초급 일자리 수요는 평균 11% 감소했고, 반대로 중간 또는 고급 수준의 일자리는 7% 증가했다.
특히, AI에 ‘높은 노출도’를 가진 초급 직무-즉, 해당 직무의 많은 업무가 AI로 대체 가능한 경우는 18개월간 40% 이상 감소한 반면, AI 노출도가 낮은 직무는 33% 감소에 그쳤다.
이러한 변화는 Z세대의 근로 태도나 조직 적응력보다는, 노동시장 구조의 전환과 기술 발전이라는 더 큰 흐름 속에서 이해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